저는 가난한 흙수저였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동갑내기 사촌들과 경쟁 구도에 있었습니다. 집안 어른들 사이에서의 미묘한 신경전, 그리고 감정은 공명한다고 사촌들 사이에서의 신경전. 그 숨막힘은 아마 같은 상황이신 분들은 공감하실거에요. 명절마다 어른들끼리 누구 성적은 어떠니 비교하고 그 한마디에 우리는 상처받고 어린 나이에도 눈치를 빤히 보죠. 대한민국에서 엄마들끼리 신경전은 얼마나 날카롭나요. 드라마 스카이캐슬이나 일타스캔들만 봐도 알 수 있죠. 겉으로는 ^^ 이렇게 웃으며 얘기해도 뒤돌아서면 말나오고 엄마와 엄마 형제들 사이에서의 전화로 오가는 그 얘기들 어려도 다 듣죠. 엄마와 아빠 형제들 사이에서도요. 그리고 우리 세대에서 엄마 형제들과 아빠 형제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요. 아무튼 어린 나이에는 어른들 말 영향력이 굉장히 크죠. 어린 저는 순진하게 그 말들을 듣고 경쟁심이 가득해서 뭐든 잘하려는 아이로 자라게 됩니다. 또 우리집은 가난하고 사촌 집은 부유했거든요. 우리 엄마 아빠 꿀리는 거 어린 마음에 또 싫고 내가 잘하면 엄마랑 아빠가 좋아하니까 뭐든 잘하려고 했죠. 또 인정욕구가 강해서 선생님한테 예쁨받고 싶어서 모범생으로 자랐습니다. 손 들고 질문하고 관심받는 걸 좋아했습니다. 또 모범생으로 살면 일진으로부터 안전하고, 또 애들한테 대우를 받으니까 좋다는 것도 알았죠.
조울증이 찾아온 계기도 중학교 1학년 때 얻어걸리듯이 전교1등을 하게 되면서부터였죠. 축복인지 저주인지 모르겠다고 훗날 생각했습니다. 엄마한테 “공부 그만하면 안돼?” 라고 물어봐도 엄마는 “해야지”라고 했던 게 생각나네요. 잘하는 다른 학교 아이들과 비교하며 저를 학대했던 게 생각납니다. 집에 여유가 부족해서 다른 집 아이들처럼 선행을 많이 뺄 학원을 다닐 형편이 안되었거든요. 그리고 중학교때 배정받은 학교가 사립이라 학비를 내야 했습니다. 장학금을 이때부터 받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이때만 해도 유튜브 같은 정보에 접하기 좀 어려웠습니다. 지금은 정보의 홍수 시대이지만요. 흙수저가 당장 생존하기 위해 제일 유리한 것(시간 대비 효율적인 것)은빚 안지고 공부를 통해 돈을 받는 것이었습니다.
저의 기억력은 독 빠진 항아리와 같았습니다. 단기간에 스퍼트를 내는 데 강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내신에 맞았습니다. 제목에 쓴 것처럼 “암기과목, 내신, 전공과목, 자격증 등 100점/A+/합격하는 방법”은 수학같은 이과 과목에는 안맞을 것입니다. 그리고 양이 방대하다면 회독 수를 늘리고 기간을 조금 더 늘리는 전략적인 방법을 택해야 합니다. 그런데 방법은 본질적으로 회독에 있습니다. 계속 반복을 하면서 양을 줄이면서 삭제를 해나가고, 결국 나중에는 빈 종이에 뼈대를 외워서 쓸 수 있도록 또는 머리 속으로 그것이 떠오르도록 하는 그런 식으로 암기를 해나갔습니다. 인출식 방법입니다. 단점은 이 방법은 그 시험이 끝나면 휘발이 상당히 많이 됩니다. 이것이 제가 여지껏 중.고등 장학금, 대학(전액 장학금), 취업( 각종 자격증), 직장 입사 시험을 통과한 방법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요즘 AI가 나온 시대에 적합한 방법인지 고민이 필요한 듯 합니다.
